3.0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1년 반 전 자취방에서 본가로 흘러오다보니 자연스레 폐홉보단 팟디바이스를 방에서 물게되고 자연스럽게 폐홉과는 멀어지게되었다.
그 후 발라리안의 출시와 함께 폐호흡과는 완전한 이별을 하게 되었고 1년간 발라리안이라는 새로운 인연과 함께하게되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과거의 액상이 그리운건지 그때의 계절이 그리운건지 무더운 여름이 지나 선선해지며 다시 폐홉이 그리워 덜컥 기기와 액상을 구매했다.
바텀용 싱글 rda의 명기 리로드s에 zn07을 시간이 지나 뻣뻣해진 손으로 조심히 빌드를 하였고 미리 도초바를 가득 채워둔 말랑한 공병을 조심스레 눌러 솜이 흠뻑 젖게 만든 후 괜시리 파이어 버튼을 누른다.
취익- 취이익- 소리와 함께 자기는 언제든 상관없다는듯 게슴츠레 열린 에어홀 사이로 증기가 빠져 나온다.
나는 조심스레 드립팁을 내 입술에 천천히 가져갔고 오랜만에 만나서 부끄러운듯 1초정도만에 다시 기기를 내려놓았다.
후-... 그리고 다시 아무렇지 않은듯 2초, 3초 베이핑을 이어갔고 나는 허망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시절이 아름답게 느껴졌던건 아마 액상이 아닌 그 시절의 기분 때문이 아니였을까?
내 기억 속의 그 맛이 아니다.
분명 달콤한 초콜릿의 풍미와 부드러운 바나나가 내 혀를 휘감아 주어야하는데 싸구려 초콜릿을 가루내서 바나나에 조금 묻힌 맛이다.
내가 변한건지 액상이 변한건지... 슬러지도 과거보다 심하게 끼는 느낌임 5~6ml 먹으면 코일 중앙 3칸이 쌔까매져서 하프해야함
재구매 의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