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과멘 액상이구나
하고 두었다가 우연한 기회로 젤로에 담아먹은
그순간.
내 베이핑인생은 180도 바뀌기 시작했다.
들숨에 느껴지는 미묘한 알로에
닫혀있는 코와 혀를 살짝 간지럽히며
애간장을 태우기 시작하는 느낌이다.
익숙치 않지만 싫지는 않은 그런감각...
날숨에 느껴지는 자애로운 서양배의
청량함.
모히또? 포카리스웨트? 샤인머스캣?
no
'주연엔딩'
향긋한 서양배가 지친 코와 입을 위로하듯
이곳 저곳 퍼지며 확실하게 말하고있다
'그동안 맛없는 액상들 먹느라 힘들었지?'
'이제 괜찮아 내가 왔어. 편히 쉬어'
그날 난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값진 위로를
한낱 수증기에게 받았다.
그 이후 내 베이핑인생은 달라졌다.
그동안 여러 액상들을 맛보며 출가한 아들마냥
이리 저리 방황하다가
결국 다시 찾게되는 집밥처럼.
어렸을땐 이게 맛있나? 싶어
외식하는것을 좋아했지만
결국 지치고 힘든 지금
제일 먹고싶은것은 어머니의 집밥인것처럼.
'주연엔딩'
이름조차 찬란하다
'엔딩'
무엇을 끝낸단말인가?
'주연'
어떻게 저렇게 당당히 액상에 본명을
넣는단 말인가?
거짓없이 투명하게
너의 베이핑인생의 끝에서는
나 '주연엔딩'이 위로할것이라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확신에 찬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