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이 리뷰를 쓰기 위해 5000천만년만에 로긴했다.
아마 대체로 많은 베이퍼들이 알베로 입문을 하거나 알베에 꽂혀서 알베만 먹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랬다. 모 리뷰어의 말마따나 길고긴 액상 카사노바질에 신물이나서 국밥같은 잽알베나 뜨끈~하게 쟁여 먹을 생각이었는데 문득 갱 알베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친구놈의 발라리안으로 먹었던 갱알베가 평타는 치던 것이 떠올라 극한의 폐홉파로서 그걸 폐홉으로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구매했다.
뚜따하고 맡아지는 향은 딱 우리가 기대하는 알베 그대로다. 청포도 계열보다도 알로에 주스에 가까운 향. 잽알베를 처음 먹었을 때 느껴지던 그 청량하고 달콤하며 상쾌한 향이 기대됐다. 기대 끝에 먹어보면? 그냥 갱주스다! 그냥 갱주스 맛이다.
잽주스의 한번씩 풋내가 느껴질 정도의 섬세한 알로에의 구현이 아니라, 포도화채의 대놓고 청포도나 머스캣스러운 달콤함의 구현이 아니라, 그냥 존나 애매한...갱주스 맛이다.
잽알베가 냉동실에서 갓 꺼내 알로에 입자가 둥둥 떠다니는 상쾌하고 풍부한 알로에 주스고, 디톡스가 설탕이 뒤지게 들어간 청포도 주스 같다면, 갱주스는 갱주스 맛이다! 뭉그러져서 형체를 알아볼수 없는 알로에에 설탕이 아닌 탄산수의 대체당을 대충 뿌려서 씹어먹는 맛...그것이 갱주스의 맛이다.
잽과 디톡스 사이의 어딘가를 방황하다가 알로에란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이런 액상이 나오지 않을까. 심각하게 나쁘진 않은데..인공적인 단맛과 텁텁함이 강하게 남기도 하고, 다른 알베들이 있는데 굳이?